2019-09-24
SF위안부 기림비 2주년 기념식
▶ 아시안역사기념 사인판 제막 리본 컷팅식도…필리핀 전국여성연합 조안 살바도르 기조연설
▶ 일본 학생대표단·마이크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골든 마·라파엘 만델만 SF시의원 등 참석
세인트 메리 스퀘어 공원이 SF위안부 기림비를 비롯한 4개 기념비 위치를 알리는 사인판(맨 왼쪽 빨간색)을 제막해 22일 참석자들이 위안부 정의를 외치며 기뻐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한일 대표, 김순란 이사장, 줄리 탱, 릴리안 싱 CWJC공동의장.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 2주년 기념식 및 아시안역사기념 사인판 제막 리본 커팅식이 22일 열렸다.
세인트메리 스퀘어공원에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미 대도시 최초로 한국, 중국, 필리핀 등 13개 커뮤니티가 연대해 세운 SF위안부 기림비의 2주년을 축하하는 동시에 역사를 외면한 채 책임을 기피하는 일본 정부가 하루빨리 진실을 규명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SF다운타운에 울려퍼졌다.
기념식은 세인트메리 스퀘어 공원에 SF위안부 기림비를 비롯해 중국혁명가 손문(Sun Yat-Sen) 기념상, 로즈 팍(Rose Park) 기념트리 등 위치를 알리는 사인판 4개가 제막되면서, 이를 기념하는 리본 컷팅식으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세인트 메리 스퀘어 공원은 미 최초 아시안역사기념 테마공원으로 명명됐다.
김진덕정경식재단의 김한일 대표는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지난 8월 대한민국 서울에 SF위안부기림비 자매조각상이 제막됐다”며 기념식에 참석한 EBS 허성호, 이승주 피디를 비롯해 서울 조각상 제막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 대표는 “SF-서울 자매조각상은 한·중·필리핀 등 13개 위안부 피해 커뮤니티가 함께 이룬 연대의 결과물”이라며 “향후 전 13개 커뮤니티에 자매상이 세워져 손을 맞잡고 미래 정의를 수호하는 상징물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사안역사기념 테마공원으로 거듭난 세인트 메리 스퀘어 공원에 2~3년 안에 SF에 공립협회 등을 조직해 미주 한인사회의 독립운동을 주도한 도산 안창호 선생 기념비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2일 열린 SF위안부 기림비 2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가브리엘라’의 조안 살바도르 국제대표의 기조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김순란 이사장은 “차세대들에게 잔혹한 위안부 역사를 올바로 알려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야한다”며 “이같은 교육을 위해 위안부자료가 유네스코에 등재되야 한다”는 중요성을 강조, 서명을 부탁했다. 김 이사장은 위안부자료 유네스코 등재촉구 청원운동에서 서명 1만개를 모은 곽정연 SF한인회장을 비롯해 송지은 재미한국학교북가주협 부회장, 이경이 코윈 전 미서부담당관, 이진희 EB한인회 부회장, 이경희 상항한미노인회장을 조명하기도 했다.
줄리 탱과 릴리안 싱 위안부정의연대(CWJC) 공동의장은 “평화는 일본이 참혹한 위안부 역사에 대해 정직하고 도덕적으로 사과하지 않는 한 이뤄질 수 없다”며 “정의와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함께 싸운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필리핀 전국여성연합 ‘가브리엘라’의 조안 살바도르 국제대표는 필리핀 마닐라 등 주요도시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가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부당하게 철거된 사례들을 소개하며 “가부장적인 필리핀 문화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인정과 위로 대신 차별과 비난, 증오에 맞서 참혹했던 스토리를 직접 이야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조안은 “위안부 정의를 무시하고 있는 필리핀 정권에 일본에 진정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할 것과 교과서에 위안부 역사를 실을 것 등을 외치고 있다”며 “할머니들의 목숨이 끊어져도 이들의 이야기는 세대를 넘어 이어질 것이며 정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일 대표가 인삿말을 하고 있다.
위안부 정의를 위해 힘쓰는 ‘후쿠오카 청년포럼’ 일본 학생대표 미유 리무라(21, 세이난 대학교)와 켄지 시마다(24, 세이난 대학교)는 청년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일본 현실을 비판하며 “위안부 정의는 국가간 정치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여성인권에 관한 문제”라며 진실된 역사를 알리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오사카 소재 코리안비영리단체(Korea NGO Center) 제일교포 김광민 이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기리 남기는 것은 내 가족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과 같다”며 여성인권 수호와 평화를 위해 힘쓸 것을 다짐했다. 이날 마이크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과 엘렌 로우 SF공원관리국 커미셔너, 라파엘 만델만과 골든 마 SF시의원도 참석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과 생각을 밝혔다.
행사 중간에 ‘변화를 위한 극’(Theater for Transformation)의 아만다 캠프 외 2명이 트럼펫과 바이올린이 곁든 무대를 선보였으며, LA에서 공연된 뮤지컬 ‘위안부’에 출연한 배우 제니퍼 선 벨씨가 극중 공연된 ‘나비’와 ‘소원’(Wishing)이라는 노래를 불러 장내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기념식 마지막 순서에는 ‘가브리엘라’ 오클랜드 지부 회원들이 무대에 나와 북소리에 맞춰 정의를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참석자 전원이 이를 함께 따라하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김지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