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6
[서울 위안부기림비 제막식] SF-서울 잇는 상징물로 역사의 진실 전해
▶ '김진덕정경식재단' 서울시에 기증ㆍ정의 향한 성취
▶ SF기림비 자매 조각상ㆍ국적 세대 초월 연대 다짐
SF위안부기림비 자매격인 서울 기림비 앞에선 참석자들. 왼쪽부터 이종걸 의원, 김순옥 이사, 줄리 탱·릴리안 싱 CWJC 공동의장, 지은희 정의기억연대 이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이용수 할머니, 김한일 대표, 김순란 이사장, 신원철 서울시 시의장, 스티븐 와이트 조각가, 마이클 혼다 전 의원, 송지은 재미한국학교북가주협의회 부회장 <사진 김진덕정경식재단>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을 잇는 인권수호 상징물이 세워졌다.
SF위안부기림비 건립주역인 김진덕정경식재단(대표 김한일, 이사장 김순란)이 SF위안부기림비를 모티브로 제작한 ‘자매 조각상(sister statue)’인 서울 기림비가 14일(한국시간) 오후 서울 남산 회현자락 조선신궁터 앞쪽에 위용을 드러냈다.
이날 제막식에서 김한일 대표는 “서울 기림비에는 미 대도시 최초로 한국, 중국, 필리핀 등 13개 커뮤니티가 연합해 세운 SF위안부기림비 건립정신이 담겨있다”면서 “이 두 자매 기림비는 성노예로 인권을 유린당했던 여성들의 역사를 기억하며, 그 진실을 후세대에 전하고자 하는 우리의 다짐과 연대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본에게 진정한 사과를 받아내려면 위안부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야 한다”면서 “우리가 힘을 합칠 때 정의를 향한 엄청난 진전이 성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순란 이사장은 “조국 사랑과 한인커뮤니티 후원이 각별하셨던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세운 김진덕정경식재단의 이름으로 이 기림비를 서울시에 기증한 것은 모두 부모님의 유훈을 지키는 일이었다”면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의 정신이 가득 담긴, 평화와 인권의 상징물을 조국에 바치게 된 것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SF와 서울 기림비 건립 의미를 전하고 있는 김한일 대표. <사진 김진덕정경식재단>
김한일 대표는 “서울 기림비가 세워지기까지 큰 관심을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종걸 국회의원, 서해성 서울시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 총감독, 김도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허성호 EBS PD 등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면서 “SF위안부기림비 건립모금운동에 참여해주고 서울 기림비 건립을 지원해주신 북가주 한인커뮤니티의 관심과 지지,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서해성 총감독 사회로 진행된 제막식에서 이용수 할머니는 “내가 위안부 피해를 당한 역사의 산증인”이라 외치며 아베의 사죄를 요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지은희 정의기억연대 이사 등은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서울 기림비는 역사적 공간으로 후세대를 일깨울 것”이라면서 김진덕정경식재단과 샌프란시스코 한인사회,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김대중 대통령 민주화투쟁시절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고 김진덕 미주호남향우회총연합회장(김한일 대표의 부친)의 신세를 갚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부모의 유지를 받들어 SF와 서울에 기림비를 건립한 김진덕정경식재단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종걸 국회의원도 “독도사랑, 기림비 건립, 인권수호운동을 벌인 김진덕정경식재단과, 오사카와 60년 자매결연을 파기하고서도 SF기림비를 지킨 샌프란시스코 시장 및 시민들은 아베를 이긴 역사적 증거”라고 밝혔다.
북가주에서는 ‘위안부 결의안’ 연방하원 통과를 주도한 마이크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 위안부정의연대(CWJC)의 릴리안 싱·줄리 탱 공동의장, 김순옥 김진덕정경식재단 이사, 박미정 SF코윈 회장, 송지은 재미한국학교북가주협의회 부회장, SF·서울 기림비 제작을 담당한 스티븐 와이트 조각가 등이 참석했다.
서울 기림비는 SF위안부기림비와 똑같이, 당당하게 손을 맞잡은 3명의 소녀(한국, 중국, 필리핀)와 이들을 바라보는 김학순 할머니의 모습이나, 3명의 소녀상 옆자리를 비워둬 시민들이 이들과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했다. 과거와 현재의 연대를 형상화한 것이다. 또 SF기림비와 달리 기단 없이 땅 위에 바로 설치해 시민 눈높이에 맞춘 점이 특징이다.
한편 8년간 사재 200만달러를 털어 독도와 위안부 문제 알리면서 SF와 서울 기림비 건립을 주도한 김한일 대표가 유일한 박사와 닮은 삶을 사는 인물로 선정된 스토리가 14일 밤 9시 50분 EBS 다큐프라임 ‘역사의 빛 청년’ 제8부 ‘지금, 여기 유일한’편으로 방송됐다. 이순재 배우가 출연하고 내레이션을 맡은 이 방송에는 장인환 전명운 의거 등 샌프란시스코 이민선조들의 독립운동을 전하는 박준용 SF총영사도 등장한다.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