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5
[SF 위안부기림비 1주년 기념행사] “증오,폭력 맞서는 평화 연대”
▶ 높은 관심 속 평화적 저항의 메시지
▶ 일본 오사카 시 민간대표단도 참석
SF의 위안부 기림비 1주년 기념행사가 22일 열렸다. 위안부기림비가 설치된 세인트메리 스퀘어가 참가자들로 꽉 들어찬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제인 김 SF시의원, 마크 레노 전 가주 상원의원, 로리 스미스 산타클라라카운티 셰리프 국장 등 주류사회 인사들을 비롯해 한국, 중국, 필리핀 커뮤니티와 일본 오사카 시 대표단 등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세인트 메리 스퀘어에서 차이나타운 시티칼리지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한일 김진덕정경식재단 대표, 릴리안 싱 전 판사, 이경이 코윈 미서부담당관, 김순란 김진덕정경식재단 이사장, 줄리 탱 전 판사, 에드 리 전 SF시장 부인인 아니타 리
22일 열린 SF 위안부기림비 1주년 기념행사에서는 기림비 설립에 힘을 모은 한인, 중국, 필리핀 커뮤니티 뿐 아니라 일본 오사카 시 대표단과 중국, 홍콩 대표단도 참석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와 평화적 저항의 장이 마련됐다.
주최 측 추산 300여 명이 모인 이날 행사에서 주디스 머킨슨 위안부정의연대(CWJC) 회장은 이날 행사가 “단순히 동상이 세워진 것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군에 의해 피해를 입은 20만 여 명 여성을 기억하는 자리이며 나아가 모든 성범죄의 근절을 위한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김한일 김진덕정경식 재단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작년 9월22일 세워진 SF의 위안부기림비는 미국에서 8번째로 세워진 기림비이며 또 세계 역사에서 처음으로 한국, 중국, 필리핀 등 13개 피해국가 커뮤니티가 연합한 사건”이라고 의의를 강조했다.
또 “제도적인 대규모 성적 인신매매 및 착취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며 “오늘날 세대가 고통스러운 역사의 진실을 알아야만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줄리 탱 전 판사는 “80대 할머니가 유엔 본부에서 자신이 당했던 성범죄 사실을 증언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가” 하고 질문하며 “기림비를 세우며 일본의 잔혹한 전쟁범죄의 진실을 증언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용기를 기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릴리안 싱 판사는 “오사카 시장이 이번 달 말까지 SF 시가 위안부와 관련한 모든 설치물을 공공장소에서 철거하지 않으면 60년 간 이어온 자매결연 관계를 끊겠다고 협박했으나 우리는 이런 증오에 평화적으로 맞설 것 ”이라고 말했다.
22일 SF 세인트메리 스퀘어에서 열린 위안부기림비 1주년 행사에 참석한 주류사회 인사들이 올해 별세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오른쪽부터 마이크 혼다 전 연방 하원의원, 에릭 마 전 SF 시의원, 샌드라 퓨어 SF 시의원, 제인 김 SF 시의원, 마크 레노 전 가주 상원의원, 로리 스미스 SC 카운티 셰리프 국장, 릭 성 SC 카운티 셰리프 수석부국장, 저프리 브라운 전 SF 국선변호인.
이날 행사에는 몬트레이 한국학교 학생 등 어린 학생들도 다수 참석해 열띤 환영을 받기도 했다. 행사 도중에는 제인 김 SF 시의원, 릭 성 산타클라라 셰리프 부국장, 마크 레노 전 가주 상원의원, 마이크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 등 주류사회 인사들이 올해 별세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일본 ‘위안부문제 해결 간사이 네트워크’ 및 ‘오사카 발전 포럼’ 등에서 오사카 시 대표단으로 참석한 10여 명에게는 이날 SF 시의회에서 수여하는 감사장이 전달됐다.
오사카 시 대표단은 이날 영어 통역으로 전한 메시지에서 “위안부 기림비 설립이 화제가 된 후 역사의 진실을 알게 됐고 일본 정부와 오사카 시장의 언행을 보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많은 일본 국민들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행태를 지지하지 않으며 SF시를 비롯 여러 커뮤니티와 연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오사카 현지에서도 시장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 말미에는 참석자들이 “위안부 여성을 위한 정의를”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차이나타운 시티칼리지까지 행진을 벌였다. 거리 행진에 나선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구호를 연창하며 평화적으로 행진을 마쳤다.
일본 오사카에서 참석한 오오구치 아키코 씨는 “일본에서 뮤지컬을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며 “역사의 과오를 바로잡는 데 힘을 보탤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안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