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3
아베 압박에도 기림비 승인
▶ 에드 리 SF 시장 ‘SF 위안부 기림비’ 수용 공식화 문서 서명
▶ 아베총리 시장에 거부권 요청 불구...오사카 결연 취소할 듯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왼쪽 7번째)가 한국 국회의원으로는 처음 21일 SF위안부기림비를 방문했다. 기림비 건립 모금에 동참했던 이 의원은 기림비 건립을 주도한 김한일 김진덕정경식재단 대표(왼쪽), 김순란 이사장(오른쪽 3번째), 줄리 탱과 릴리안 싱 위안부정의연대 공동대표, 이경이 코윈 미서부 담당관, 박미정 SF코윈 회장, 이응찬 미주총연 부회장, 이석찬 미주총연 부회장 등과 동행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 저녁 산호세 산장에서 ‘나라의 위기와 정치적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김진덕정경식재단]
인권과 평화의 상징물인 샌프란시스코 위안부기림비 설치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나서 유감을 표명했지만 에드 리 시장은 기림비 수용 공식화 문서에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에드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이22일 시내 세인트메리 센트럴파크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 수용을 공식화하는 문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은 여러 수단을 통해 방해에 나섰으나 지난 9월 샌프란시스코에 위안부 기림비가 설치됐고, 시의회는 지난 14일 이를 수용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21일 아베 총리는 전일 중의원 본회의 여야 대표질의에 출석해 최근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세인트메리 스퀘어파크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 설치를 수용하는 결의를 채택한데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또한 에드 리 SF시장에게 (기림비의 시 소유 승인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시의회 결의 채택 10일 후인 오는 24일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
그간 기림비 설치를 막기 위해 앞장서온 일본은 샌프란시스코 시민단체인 위안부정의연대(CWJC) 주도로 세워진 이 기림비가 시 소유가 될 경우, 철거 및 이전이 더욱 어려워지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일본 오사카 시는 샌프란시스코와 자매도시 결연을 취소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교도는 전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 시장은 샌프란시스코 시가 의회 결의를 수용하면 자매도시 결연을 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줄리 탱 CWJC 공동대표는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베 총리는 전쟁범죄이자 인권유린인 위안부 피해 역사를 외면하면서 역사의 진실을 덮고 있다”면서 “인권운동을 해온 에드 리 SF시장이 여성 인권을 보호하고 전세계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세워진 SF위안부기림비를 지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탱 대표는 “수많은 일본인들이 SF위안부기림비 건립을 지지하는 편지를 보내왔다”면서 “일본이 그들의 전쟁범죄를 부인하고 역사를 지우려는 노력을 계속할수록 우리는 기림비를 지켜내면서 역사적 진실을 드러내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했던 탱 대표는 “한국 정부는 범죄 인정, 진상 규명, 공식 사죄 등 7가지 요구 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비상식적 협의를 한 ‘당사자’이자 (위안부 문제의) ‘책임자’”라면서 “이제라도 국제 기준과 상식에 맞는 위안부 합의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를 단순히 한일 양국 문제로 좁힐 게 아니라 중국 대만 등 다른 피해국까지 아우르며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집요한 방해에도 지난 9월 22일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메리 스퀘어파크에는 위안부 기림비가 설치됐고, 시의회는 지난 14일 이를 수용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10월 16일에는 시에 기증하는 공유지 변경작업을 거쳐 17일 일반에게 기림비가 공개됐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중국계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위안부 정의연대(CWJC)가 이 기림비 건설을 주도했으며 한인커뮤니티에서는 김진덕정경식재단이 건립을 주도했다.
기림비 동판에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여성과 소녀 수십만 명이 일본군에 의해 이른바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당했다"는 글귀가 새겨졌다.
또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자행된 고통의 역사가 잊힐 것이라는 사실이 가장 두렵다"는 위안부 할머니 유언도 담겼다.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