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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5

SF위안부기림비 제막식&리셉션 이모저모

 

▶ 중국계 정치인 줄줄이 참석...일본총영사관 ‘편파적 해석’ 불만
▶ 내년 봄부터 SF교육구 학교들 10학년생에 ‘위안부 역사’ 교육

22일 SF위안부기림비 제막식에서 이용수 할머니(왼쪽)가 1991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상과 함께 있는 모습.

22일 SF위안부기림비 제막식에서 이용수 할머니(왼쪽)가 1991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상과 함께 있는 모습.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인권 상징물, SF위안부기림비가 22일 마침내 제막됐다. 2015년 9월 이용수 할머니의 공청회 증언이 결정타가 돼 일본의 극렬한 반대와 로비에 동요됐던 SF수퍼바이저의 입장이 허물어지면서 만장일치로 결의안이 통과된지 2년만에 일본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기림비가 세워졌다. 이날 제막식과 리셉션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기림비 건립을 주도해온 김한일 김진덕정경식재단 대표는 “5달러, 10달러씩 낸 북가주 한인들의 정성이 모여 역사적 의미는 물론 작품성도 뛰어난 샌프란시스코 기림비가 세워진 만큼 광주 ‘나눔의 집’과 서울 도심에도 설치하고 싶다”면서 “서울시나 정부, 대학 등지에서 장소만 제공하면 제작 및 설치와 관련된 제반 비용은 김진덕정경식재단에서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5일(오늘)부터 4곳(베이브릿지, SF공항, 팔로알토, 산호세공항)에 기림비 건립을 알리는 빌보드 광고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15살 어린 나이에 대만으로 끌려가 지옥 같은 고초를 겪은 위안부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0)는 이날 “인권이 침해당한 위안부 문제는 우리 모두를 위한 문제”라며 일본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기림비를 세워준 모든 분들께 고맙고 감사하다”면서 김학순 할머니상과 소녀 3명상을 감격스럽게 어루만졌다.

◎•••행위예술가 이도희씨와 오클랜드 ‘이음새’는 일제강점기 억울하게 희생된 못다핀 꽃들의 한과 넋을 위로하는 공연을 펼쳤다. 이도희씨는 “역사는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오늘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라면서 ‘가시리’를 구성지게 열창했다.

◎•••위안부정의연대(CWJC)는 수피리어법원 은퇴 판사인 릴리안 싱, 줄리 탱 등 중국계 중심으로 결성됐다. 제막식에도 기림비 결의안을 발의한 에릭 마 SF수퍼바이저를 비롯해 데이빗 추, 칸센 추 가주하원의원 등 중국계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특히 루오 린 콴 샌프란시스코 중국총영사는 중국말로 축사하는 등 중국커뮤니티의 위세를 과시했다. 2015년 한일위안부 합의 유효를 내세우며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한 한국정부측에서는 누구도 참석하지 않았다. 애초 참석의사를 밝혔다가 막바지에 불참을 통보한 개빈 뉴섬 부주지사를 비롯해 제리 브라운 주지사, 에드 리 SF시장, 제인 김 SF수퍼바이저 등도 타 일정과 겹쳐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SF위안부기림비 건립을 주도해온 김한일 김진덕정경식재단 대표가 CWJC 릴리안 싱(왼쪽), 줄리 탱 공동대표를 제막식 참석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SF위안부기림비 건립을 주도해온 김한일 김진덕정경식재단 대표가 CWJC 릴리안 싱(왼쪽), 줄리 탱 공동대표를 제막식 참석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2007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하원 결의안(H.R. 121) 채택을 주도한 마이크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 마크 레노 전 주상원의원, 아론 퍼스키 SF수퍼바이저(리셉션) 등은 “다시는 잔혹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면서 “SF기림비는 전시 성노예화뿐 아니라 지금도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인신매매, 성폭력의 근절을 일깨우는 장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성숙 CWJC 교육위원회 공동의장이자 E4JF(Education for Social Justice Foundation) 대표는 “역사적으로 외면당하고 부당하게 취급받던 과거를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면서 “SF통합교육구는 2018년 봄부터 10학년생들에게 위안부 관련 역사를 가르칠 것”이라고 밝혔다.

◎•••.준 야마다 샌프란시코 일본총영사는 성명을 통해 “위안부기림비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일방통행적(one-sided) 해석을 영속화, 고정화시킨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고 SF크로니클이 23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릴리안 싱 줄리 탱 CWJC 공동대표는 “일본은 역사를 지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기림비 건립의 영광을 희생자들에게 돌린다”고 말했다.

◎•••제막식에 이어 인근 힐튼호텔에서 열린 리셉션에서는 세상을 떠난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김진덕정경식재단, SF한인회, SF코윈이 수여하는 감사장이 릴리안 싱, 줄리 탱 CWJC 대표, 이용수 할머니에게 전달됐다. 생존해 있는 35분 할머니들에게도 감사장이 전해진다.

<신영주 기자>